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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피자가 보여주는 대기업이 원하는 세상, 그리고 난 이념적 소비를 하겠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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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피자가 보여주는 대기업이 원하는 세상, 그리고 난 이념적 소비를 하겠다.

Dohwasa 2010. 9. 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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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환장할정도로 좋아하는것도 아니요, 그러니 여기저기서 싸고 맛있으니 장땡 vs 동네 피자가게 다 죽이는 너무한 처사로 티격태격하는것과는 별개로 굳이 위 이미지의 이마트피자를 사 먹을 생각은 없어서 이미지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를 빌려왔다. 저 이미지 찍으려고 이마트피자 사서 정용진 주머니 채워줄 이유는 없기도 하고.

굳이 정용진 트위터 홍보해줄 이유는 없으니 링크는 안걸겠다. 궁금하면 검색해서 찾아가보시도록.
자신의 어떤 신념 내지는 생각으로는 작금의 이마트피자에 대한 격렬한 비난 여론이 이해가 안가기에 트위터에서 강력히 반론을 펼치고 있는 정용진인데, 글쎄. 난 그런것보다도 법적으로 위법 (그렇지만 위법해놓고 강력한 법조팀의 힘으로 덮어버리는것도 너희들의 특기지) 만 아니면 어쨌거나 상관없지 않느냐, 난 법은 안어겼고 그러니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무슨짓을 하든 니들이 왜 난리니 - 이것이 정용진의 본심일거다.

좀 더 강하게 독설작렬을 한다면 그동안은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되는거니 친근한 이미지로 포장하느라 많이 애써온거고, 이제 돈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니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색을 드러내셨다 - 돈이 걸리니 아주 사생결단의 각오로 적극 대응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 라고 말해주고 싶다는거다. 역시 당신은 근본을 잊지 않은 사람이야.

여기까지는 정용진 트위터 관련한 소소한(?) 비평이고 이제부터는 이마트피자에서 본 대기업이 원하는 세상, 즉 본론으로 들어가려 한다.

이마트피자로 인해 다시 논쟁거리가 된 문제지만, 대기업의 규모를 이용한 독점행태야 그간 늘 문제가 되왔던 거다. 익히 아시고 계실 SSM이 그 대표적인 사례지. 단순히 SSM이 대표적인 예가 되는 독점행태는 글쎄, 그저 돈에 눈이 멀다보니 그냥 돈만 되는거면 뭐든지 다 해대는 문어발식 경영의 미시적 표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상당히 비약된 사고긴 하지만 갤럭시S와 관련된 삼성-SK의 행태를 보면서 - 하긴 그전부터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자기네 회사 차 (할인혜택이 있긴 하겠지만) 사서 타는거라든가, 친척중에 인터넷회사 직원 있으면 인터넷전화나 회선을 가입하도록 부탁받는 등의 일도 있지만 - 대기업이 바라는 세상, 그것도 오너(라고 썼지만 기껏 한자릿수 주식으로 한 집안이 거대 기업을 지배하는 이뭐병같은 참 대단한 지배구조의 '오너' 되시겠다) 집안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이런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이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그 대기업의 직원, 관계사 직원과 가족들은 대기업과 관계사에서 받은 급여로,
그 대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들을 구매하는 '영원한 시장' 이 되는 순환관계.


좋게 얘기한게 시장이고, 심하게 얘기한것은 '대기업에 종속된... (마지막 단어는 상상에 맡김) ' 라고 해도 별반 차이는 없을것 같다. 그야말로 대기업 오너 집안분들이 바라마지않는 이상적인 순환관계 아닐까. 별 리스크 없이 영원히 순환하면서 이득을 벌어다주는 그야말로 완벽한 Cash Cow 가 있다면 이런 관계겠지.

그런데 회사 하나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이 살면서 그것만 소비하고 사는것도 아닌데 이게 가능하겠냐... 라고 물으신다면, 단지 하나의 그룹이 아닌 '범' 이라는 말이 붙는 대한민국의 대기업 상관관계를 고려해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순환관계다. 구구절절 예상가능한 순환관계를 쓰자면 복잡하니 이런 시나리오는 직접 생각해보시고, '범' 삼성계로 지칭되는 삼성과 그 방계 그룹들이 발을 걸치고 있는 분야 - 덧붙여 삼성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회사도 포함해서 - 를 대략 훑어보면 그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듯 하다. (귀찮아서 A부터 Z까지 체크는 못해봤지만 대략 기억을 더듬어보니 '범' 삼성계의 그룹들이 서로 경쟁하는 분야는 없었고, 대충 생각가능한 모든 분야에 진출해 있는것도 맞을거다)

한 회사나 그룹으로는 문어발 경영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으니 방계로 분할하고 자기네들끼리의 순환관계를 구축하는 참 대단한 구조, 아주아주 좋게 생각해주면 대기업 협동조합 같은 느낌이지만 협동조합은 이익을 골고루 나눠갖기라도 하지, 이 순환구조는 이익을 오너 집안에서 쳐묵쳐묵하시니 참 대단한 순환구조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얼마전 있었던 MB의 희한한 회동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말과 행동이 하나도 안맞는 위인이 뱉은 말에 무슨 진정성이 있으며 그걸 믿는게 빙다리핫바지인거지. 그러나 정말 손톱만큼의 진정성이나마 있다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다놓고 시간지나면 아무 의미없는 구두 훈계따위를 늘어놓을게 아니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 있는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라는 말을 정책과 법령으로 실천하는게 MB와 그 수하들이 해야할 일 아닐까? 아, 물론 기대는 전혀 안해. 3년간 그렇게 지적을 해도 삽질만 꾸준히 했는데 남은 2년은 더 대단한 삽질이나 할것으로 기대중이다.

쓰다보니 잠시 흥분해서 얘기가 새고 격해졌는데, 어쨌든 이마트피자로 인해 잠시 잊고 있었던 대기업의 속성 - 특히 오너 집안과 오너에 문제 생기면 회사가 망할것처럼 사방에서 호들갑을 떨어대고 무슨 그 부자나리들 걱정을 쥐뿔도 없는 빈곤층들이 그렇게도 해주시는지 도통 이해안가는 이 대한민국, 그리고 그 속에서 태양왕 루이14세라도 된 착각에 빠져사는 대한민국 대기업 오너 집안들의 사고방식 - 을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용진 트위터의 한 자락 캡쳐와 그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면서 끝낸다.



난 트위터를 안하기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rarara80이라는 분의 메시지에 정용진이 (아니면 그 트위터 관리하는 이마트 직원이) 남긴 메시지라고 생각된다. 이제서야 원래 두번째 단락에서 '그건 니생각이고' 하고 지적해줄 문구를 찾아냈다.

"문제의 핵심은 최종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싸게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하는것입니다"

난 정용진의 이 말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정당화 될 수 있다는 - 그 목적마저도 자네 집안의 치부와 지배적 위치 독점이 궁극적인 목적이겠지만 - 어딘가 모를 섬뜩한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소비에서마저도 이념적 타령을 해대는 당신의 비뚤어진 시각도 제대로 봤다. 이념적 소비라는 말은 듣기도 처음이지만 이런데 쓰라고 있는것은 아닌것 같은데?

그것이 이념적 소비라면, 나는 이념적 소비를 하겠다.
당신의 이런 사고관이 대한민국 대기업 오너와 그 집안의 보통 사고방식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존경받는 대기업은 나오지 않을것이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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