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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2 - 입원일기 : 척추마취와 전신마취의 차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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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2 - 입원일기 : 척추마취와 전신마취의 차이

Dohwasa 2015. 9.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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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마취는 척추 어딘가쯤에 주사를 푹! 놓아 마취하는 방법이다. 

(실제 주사인지 바늘인지는 보질 못해서)

난 10년전쯤에도 척추마취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그사이 의학기술이 발전했는지 예전에는 체중에 따라 2번, 3번씩 놓던 바늘(주사라고 하기엔 바늘이 꽤 클것 같다... 느낌이 그래)이 요새는 단 한방으로 마취가 되더라고.

척추마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이 입원일기 중 참기 힘든 고통 관련한 포스트에도 써놨는데, 내가 겪은건 다음 2가지다.


1) 바늘이 잘못 들어오면 사지 중 어딘가에 감전된듯한 짜릿함이 밀려온다. 아팠나 그건 잘 기억이... 아주 놀랬지.

2) 이것 역시 잘못 들어와서 그런건지 약탓인지 잘 모르겠는데 척추에 뭔가 바늘이 들어오는 아릿함이 있다.


뭐, 한방에 잘 들어오면 잠깐 따끔하고 끝이다. 난 두번 잘 들어오고 세번째에 경을 쳤던거고.

마취가 되면 발쪽부터 후끈해지면서 감각이 없어진다. 대략 배꼽 근처까지는 아무 감각이 없어진다.


척추마취의 장점은 글쎄, 전신마취보다 빠른 회복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그거 잘 모르겠다.

척추마취를 하면 회북실에서 병동 올라온 시간 기준으로 6시간 동안 머리를 들지 못하게 한다. 이 사이에 머리를 들면 나중에 머리가 엄청 아프대나 뭐래나... 실제 들어본적은 없어서 정말 아픈지는 확인 못해봤다. 근데 문제는 머리 못들고 있는 6시간동안 뭘 하고 있느냐에 따라 이 시간이 지옥같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수술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릴 경우 환자의 희망에 따라 잠드는 약을 놔주는데, 이거 맞고 수술 받고 나오면 잠은 다잔거라... 6시간동안 차라리 자면서 시간을 날려버리면 견딜만도 한데, 잠도 안오는데 6시간 버티기는 해본 사람만 아는 고역이다. 허리아파 죽겠더라.


6시간 사이에 해야 되는 것은, 방귀도 한번 껴줘야 하고 소변은 2차례 정도 봐줘야한다. 그러면 6시간이 지난 후에는 일단 자유의 몸이 되긴 한다. 물도 그때부터 먹을 수 있다. 만약 소변을 못본다면 요도삽관이라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수술 전 8시간에 걸쳐 금식하기 전에 물은 충분히 먹어두자. 뭐 그사이에 소변으로 다 빠져나갈수도 있겠지만 소변을 봐야만 한다는 심적 부담이 덜하지 않겠는가.


전신마취는 사실 네이버 웹툰 가스파드 작가의 '선천적 얼간이들' 의 한 에피소드에 그 실체가 잘 나와있다. 준비과정은 척추마취와 마찬가지로 최소 8시간의 물도 먹지 않는 금식이 필요하다. 


이건 사실 방법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산소마스크에서 마취가스가 나오는건지 맞고 있던 수액에 마취액이 섞여 들어오는건지. 어찌됐든 '선천적 얼간이들' 에 묘사한 그게 딱 맞다. 하나, 둘, 셋, 그다음은 눈떠보니 회복실. 난 이번에 처음 받아본건데 특이체질인지는 몰라도 여섯 정도까진 세어본듯 하다.


전신마취는 머리를 드는데는 문제 없다. 이것 역시 6시간동안 뭔가 해야하는 것이 있는데 6시간동안 잠들지 말고 심호흡을 열심히 해주는 것이다. 안그러면 나중에 폐가 쪼그라든다나 뭐라나... 난 그 6시간동안 안봤던 드라마 보면서 버텼는데 잠은 수술장에서 다 자버려서(수술이 한 3시간 진행되어서)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심호흡은 생각나면 좀 해주고 그냥 드라마 보다가 또 생각나면 좀 해주는 식으로만 했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이것도 소변보고 방귀끼는건 척추마취와 똑같다. 그러니까 소변은 정말 열심히 보도록 노력하자. 



그래서, 이 두가지를 이번 입웝으로 다 경험해본 사람의 의견으로 정리를 하자면,


수술이 1시간 이상 갈거 같아 잠들겠지 싶으면 전신마취를,

그게 아니면 척추마취 하고 수술받고 와서 꿀잠을 자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오전이나 오후 일찍 수술받으면 전신마취가, 오후 늦게나 저녁에 받으면 척추마취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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