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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것들은 지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신기한 단어에 집착한다

Dohwasa 2019. 4. 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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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SNS에 글을 하나 썼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여기저기 퍼날라졌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기저기 퍼날라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어중이떠중이들이 몰려든다는 것. 처음에는 진지하게 대응을 해줬는데 하다보니 이건 말해서 알아쳐먹을 레벨들이 아닌지라 이틀인가 대응해주다 그 이후로는 그냥 차단을 걸었다. 무조건 차단한건 아니고 시비터는 댓글을 보고 작성자 성향이 어떤지 가서 좀 본 다음에 노답이다 싶을때만 차단을 걸었다. 그런 것들이 퍼가서 조리돌림하고 또 그걸 보고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부류들이 몰려오고 그러는 거였는데 그렇게 이틀인가 차단하니 그 뒤로는 퍼날라져도 더 이상 난독증 자랑하거나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이 예쁘네 못생겼네 따지는 멍청이들은 오지 않더라.

 

그런데 이때 꽤 재밌는 단어를 들고와서 떠드는 애들이 있었다. 그 SNS 내용이 요새 핫한 어떤 사건에 대한 정리였는데 지들이 믿는 뇌피셜과 내용이 다르다면서, 또는 한두군데 검증되지 않은 결함이 있는 부분을 트집잡아 전부를 부정한다든지, 그냥 그 모든 관계도의 내용이 가리키는 아직 수사과정이나 언론 보도로 나오지 않은 부분이 자기들의 우상과 연관이 있다든지 등등의 이유로 와서 아니라고 빼액 하는데 높은 빈도로 '미디어 리터러시' 라는 단어를 들고 와서 떠들었다. 

 

이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이 뭔고 하니, 미디어 이용능력 정도라고 말하면 대충 맞을 것이다. 미디어를 보고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인데 얘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워섬기는 이유는 내가 미디어에 속고 있다거나, 보도 내용을 곡해하거나 악의적으로 짜맞춰 글을 썼다거나 등등 어쨌든 네 말은 틀렸다 라는 말은 하고 싶은데 거기다 뭔가 그럴싸한 단어를 써야 할 것같으니 들고 온게 아닌가 싶다. 뭐 되려 걔들한테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는 니들이 더 심각한게 아닌가 하고 되묻고 싶긴 한데 걔들은 리터러시같은 능력의 충분함과 부족함을 논하기 전에 지들이 맹신하는 정보의 출처부터가 문제라는것도 모르는 애들이니 말해 뭐할까.

 

어쨌든 당시에는 뭐 별 주접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하면 있어보이는줄 아나 했는데, 얼마전에 또 비슷한 사례를 발견해서 이 글의 제목을 적어본 거다. "모자란 것들은 지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신기한 단어에 집착한다." 라고. 그 신기한것도 지들 사이에서나 신기한거겠지만.

 

비슷한 사례를 또 본 것은 어느 웹툰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였다. 오랜만에 볼만한 웹툰인가 해서 정독했는데 댓글 중에 무슨 '여성서사' 라는 말이 그렇게 많은지.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번 SNS에 들러붙은 멍청이들 때문에 알게 된 단어지만 여성서사는 한두해 전인가부터 영화 평론등에서 심심치 않게 봤던 말이라서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도 나에게 좀 생소했던 것이지 찾아보니 이런저런 담론이나 연구에서 언급은 되던 단어긴 했었는데 여성서사는 그보다도 더 여기저기서 본 기억이 있는 단어여서 여기서 이게 왜? 라는 생각을 들게 한 상황이었는데... 진짜 문제는 여성서사를 주워섬기는 이 멍청이들이 '여성서사' 라는 단어를 통해 그 웹툰을 '페미니즘 웹툰' 으로 규정하려는 헛짓거리를 시도하고 있다는거였다.

 

이런 멍청이들의 특징은 예술작품을 작품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일단 자신의 천박한 뇌구조에 입각해서 이리 자르고 저리 붙혀서 판단한다. 앞에서 언급한 미디어 리터러시무새들도 이런 사고방식은 똑같다. 진영논리 또는 사상에 미친건데 이런 부류들에게는 상식이나 보편적인 도덕률보다 자신이 믿는 진영과 사상이 '신' 그 자체기 때문에 모든 사고가 그렇게 매몰되어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무새들은 자신들이 맹신하는 정치적 성향에 미쳤고, 여성서사라는 단어 자체가 문제될 것은 하나 없지만 아무데나 여성서사를 읊는 여성서사무새들 역시 '그 사상' 에 미친거다.

 

그 댓글들을 보면서 측은한 생각이 드는 것은 그 웹툰 작가인데, 정말로 그들이 바라는 '그 사상'에 기반을 두고 그렸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게 규정지으려 드는 멍청이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까 싶었다. 지금은 어엿한 최상위 리그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가 된 모 여성 게이머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페미니즘 투사로 만들려고 했던 정신나간 집단을 떠올리게 하는 씁쓸한 사태가 겹쳐 보인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이런 멍청이들은 이상하게 지들끼리 쓰는 뭔가 있어보이는 단어에 상당히 집착을 한다라는 생각이었다. 워낙 내용물 없는 머리들이다 보니 그런 단어라도 써야 그 부류들끼리의 동질감도 느끼고 자신들의 반대 세력들에게 상대적 우월감이라도 느끼는 걸까? 그런 멍청이들이 즐겨 써서 원래 의미가 퇴색하는 그 단어들의 심정도 좀 생각해 줬으면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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