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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9 - 그래프로 모든 게 판단 가능할 리가 있나

Dohwasa 2022. 4. 2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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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의 그래프

 

모든 것에 다 통용되는 얘기긴 하지만 너무 쉽고 단순하게 보려는 경향이 지나치다보면 무엇인가를 맹신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음향쪽의 그래프 맹신이다. 

 

과거 측정치를 아예 불신하던 것 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지만 요새는 불신자들이 사라진 대신 맹신자들이 판을 치는데, 이 그래프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단언을 하는, 그래프 광신도들이 너무 늘어났다는거다. 애시당초 이 측정을 하기 위한 장비 자체가 사람의 신체를 모방해서 만들어진 더미에서 진행하는건데 모든 사람이 다 그 더미헤드와 똑같은 사이즈를 갖고 있을리가 있나. 그런데 그래프 하나 달랑 보고는 들을 가치가 없다는둥, 안들어봐도 뻔하다는 식의 단언을 내리는거 보면 까놓고 얘기하면 "그래프 보고 X도 칠" 그런 정신나간 인간들이 목소리 크고 뻔뻔한걸 무기삼아 설치는게 문제다. 

 

모 커뮤에서 본 바로는, 높은 평가를 받던 특정 브랜드의 특정 제품에 대해 그래프를 보니 안들어봐도 뻔하다면서 무시하다가 청음해보고 나서는 그래프 보고 선지자놀음 하던 자기 과거는 쏙 빼놓고 다른 사람들의 그 제품에 대한 평가를 문제삼더니 어느 순간엔가 그 제품을 손에 넣어서는 팬보이짓을 하는, 그야말로 꺼삐딴 리 급 태세전환을 하는 그래프 광신도가 있었다. 그래프로 박힌 선입견을 버리지 못하다가 물아일체까지 온갖 추한꼴을 보이는 그런 예가 은근 흔한 편이다. 

 

애시당초 그래프라는 것 자체가 X, Y축 두개의 변수에 의해 그려지는 것인데 거기에서 세상 모든 진리를 찾으려고 하니까 무리수를 두게 되는거다. 내가 경제학 전공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그리고 이 경우에 정확히 들어맞는 말인지는 애매하지만 그래프 도출해낼때마다 교수들이 늘 했던 얘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변인을 최대한 통제하고 추이를 보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 실제 경제현상에 대입할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그 말. 뭐 경제학 이론의 그래프까지 가면 수식화 하기 위해 극한의 단순화된 데이터로 만드는거라 교수들이 그런 주의를 줬던 거겠지만. 

 

그러니까, 그래프로는 대충 감을 잡고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리뷰어들의 평가를 참고해보고 그래도 판단이 안 서면 직접 청음하러 가보라는 얘기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살때면. 물론 청음하러 가서 좋다고 사와서는 막상 듣다보면 또 달라질 수도 있는게 이 취미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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