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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 5년만의 장기입원 2주 지난 후

Dohwasa 2023. 2. 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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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오른발 당뇨족 염증 발병으로 장기 입원을 한 후 4년 좀 지나서 장기 입원을 또 하게 됐다. 그래서 연초부터 밍기적거리던 블로그 포스팅이 더 미뤄지게 된 것은 덤. 

 

사건의 시작은 설 연휴 직전인 1월 20일. 그날따라 기다리던 DAC 매물이 새 것을 사느냐 마느냐하는 기로에서 기가막힌 타이밍에 뜨는 등 재수가 좋다 싶더니만. 돌아오는 길에 주차해놨던 구식 공영주차장에서 사전정산(신형 공영주차장 이었으면 차에 탄채로 정산 가능해서 이럴 일이 없었다) 하고 차로 돌아오는 길에 블랙아이스 밟고 뒤로 넘어지면서 들려온 왼쪽 발목의 우두둑 소리... 발목 복사뼈 내외측이 모두 골절되고 발목뼈는 탈구되는 소리였다.

 

겨우 기어서 차에 타고, 당뇨족이라 다리 쪽 감각이 둔해 골절치고는 고통이 심하지는 않아 일단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온 다음, 119를 불러 집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지만 매몰차게 거부당했다. 이유는 당뇨족 환자라 자기들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거였는데... 환자 가려받을거면 응급실 오픈은 왜 한건지. 그냥 실력부족이라 그런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원래 당뇨족 보던 병원 응급실로 가라는데 119 출동요원쪽에서 연락해보니 그 대학병원 응급실은 받아줄 수 없다(정확히는 119로 들어오지 마라는 얘기)고 그래서 일단 응급실에서 기다리기라도 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원래 당뇨족/내분비/신장내과/안과 외래 다니던 그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그런데 운이 없을라다보니 더럽게도 없지, 내 발을 봐주던 담당교수님은 3개월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단다. 그래서 겨우 찾아간 원래 다니던 대학병원에도 내 발목을 건들만한 실력을 가진 의사는 없었다. 교수 타이틀 단 사람 중 남아있는 사람은 전부 일반 정형외과고, 당뇨족 전문으로 보는 교수님은 내 담당교수 뿐인데다 그 아래 펠로우들은 자신없다 이 얘기인거. 그 대학병원은 다른 분원도 있어서 그쪽에라도 볼 선생님이 없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불가능. 선생이 없는게 아니라 이미 내가 가는 곳과 그 분원은 사실상 다른 살림이라는거 나도 안다. 통합원장 타이틀 두고 다툴때나 같은 병원이겠지. 

 

결국은 봐줄 수 있다는 병원을 응급실 담당 의사가 알아보기 시작했고 응급실 입성 6시간이 넘어서야 집 근처 정형외과로 전원할 수 있었다. 몇몇 전원 받아주는 병원들은 죄다 절단을 전제로 받아주겠다고 그랬지만 지금 전원해 온 이 병원은 기능을 일부 잃어도 절단보다는 유지쪽으로 진행해보겠다고 해서 이쪽으로 전원해서 병실에 들어온 시간은 사건발생 다음날 새벽 3시. 

 

연휴 뒤에 빠진 발목뼈를 끼우는 조치를 받고 이후로는 통깁스-엑스레이-빠진 뼈 맞추기의 과정이 반복 진행중이다. 1주일 정도는 스마트폰만으로 버텨봤지만 나는 MZ세대가 아니라 그런지 도저히 못버텨서 결국 노트북도 하나 들여왔다.

 

급하게 사느라 키보드 레이아웃도 제대로 안살펴보고 램하고 SSD 사이즈, 윈도우즈 설치 되어있는지만 보고 산 레노버 V15-Gen2. CPU는 병원에서 웹서핑이나 할 용도로 쓰기에는 과분한 5700U에 16GB, 512GB SSD에 Windows10 pro가 설치된 모델이다. 지금와서는 14인치 급으로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며칠만 기다렸으면 지금 100만원대 초반으로 핫한 갤럭시북 사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언제 퇴원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퇴원하면 아마 처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터치패드 쓰는건 영 글러먹어서 따로 주문한 마우스는 레이저 오로치 V2. 보통 노트북에는 로지텍 Anywhere 시리즈를 썼었는데 이번엔 오로치를 골랐다. 2.4Ghz AP와 블루투스 선택도 가능하고, 배터리도 AA/AAA 선택해 쓸 수 있는게 꽤 맘에 들었다. 게이밍 마우스지만 노트북 용으로 휴대하기에도 괜찮을만큼 크지도 않고. 

 

 

병원측 얘기로는 길면 석달까지 바라봐야한다고 한다. 당뇨라는게 참 이래서 무섭다. 박살난 복사뼈 조립을 하려면 살을 째야하는데 그 살이 제대로 아물지 회의적이라 이대로 굳혀야한다는게 참... 그러나 어쩌겠나. 이게 다 평소에 건강관리 개판으로 해왔던 내 업보인 것을. 이미 가을무렵 발목 크게 접질린 것, 안과 외래때 겪은 대학로 길바닥에 나동그라짐 등 발목에 무리 갈만한 일들이 많았기에 그것들이 켜켜이 쌓여 결국 이 사단이 난 것이고 내 업보로 완벽한 치료가 어렵게 된 것이다. 그저 두 다리로 설 수만 있길 간절히 바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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