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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3/3/13 - 이비인후과 가야할 마이웨이 빌런

Dohwasa 2023. 3.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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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굳이 저따위로 둔 이유는 뻔하지

앞에 쓴 보호관찰대상도 역대급 빌런이기는 하나 4인실의 다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개썅마이웨이 빌런 이 인간도 다인실을 1인실처럼 쓰는 걸로는 보호관찰대상 빌런 못지 않다. 그러니까 입원생활 전반부는 쫄보 일침빌런 외에는 다들 무난무난 하신 분들이었는데 후반부 들어서 이 둘이 어린 빌런 / 낫살 쳐먹은 빌런 듀오로 맹활약중이다. 게다가 둘 다 최소 열흘은 더 있을 위인들인지라 하루라도 덜 보기 위해 퇴원기간을 앞당기는 것을 고려중이다. 

 

그리거 앞에 글에서는 나이 지긋하다 그랬는데 정정. 나하고 비슷하거나 조금 위일지도. 얼핏 보고는 머리가 희끗한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이 빌런은 일단 전에 글에서 썼듯이 TV로 진상을 부리는 타입인데, 어딘가 소심한 구석은 있는지 소리로 테러하는것은 한번 내가 세게 지적들어간 이후로는 심하지는 않다. 그런데 자기네 집 안방도 아니고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은 편인데도 TV를 보는 중에 자리를 비울 일이 있으면 TV를 켜놓고 사라지는 희한한 버릇이 있다. TV를 라디오 처럼 쓰는 노인분들은 항상 틀어놓기라도 하지, 이 빌런은 그런건 아니라서 의도가 참 궁금하다. 도난 등을 방지하려고 자리에 사람있는 티를 내는거라고 하기엔 커텐을 늘 오픈해놓고 병실을 프리하게 쓰는 타입이다보니 그 의도가 꼬름하게 보일수 밖에. 

 

무신경한 짓거리는 이것 말고도 수두룩한데, 볼륨을 크게 올리기는 그러니 휴게실에 가서 TV를 보려고 나가는 때가 있는데  병실이 휴게실 바로 옆이고 휴게실에는 문이 없다보니 TV를 틀면 소리가 자연히 흘러들어오게 되어 있다. 내 자리가 창가라고는 해도 휴게실 전체에 들릴 정도 소리면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껴야 소리가 안들리는 정도로 들리는데 절대로 병실 문을 닫는 법이 없다. 꼭 너도 들어봐 재밌다니까 이런 식으로. 이게 벌써 야구중계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그냥 무신경함이 상습적이다. 규정 무시는 기본인지라 3월 중순에 들어서는 이 시점이 춥다고 전기요(!!!)를 반입해서 쓰다 간호사한테 적발되기까지. 규정따위는 개나줘버리라는 태도도 모잘라 걸리기까지 하는 아둔함까지 겸비한, 참 답답한 진상의 전형이다. 

 

다른 예도 있는데 지금 병원의 식사가 잘 나오는 편이긴 하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입원기간이 조금 길어지는 경우 즐겨먹는 반찬류를 집에서 공수해다 먹는 경우가 있는데 나 역시 조미김을 집에서 공수해다 먹곤 한다. 근데 이 마이웨이 빌런이 수술했던 날이었나, 금식 후 식사를 하는데 무슨 냄새가 엄청 심한 김치를 꺼내먹는게 아닌가. 병실 전체가 김치 냄새로 진동을 하는데 간병중인 부인한테 창문 열어놓으라는 말 한번을 안해서 결국 내가 열어버린 적도 있고. 뭐 병실에 사람이 아직 자는지 안자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지 쳐잘때 되면 보호사한텥 불꺼달라는건 기본이고, 블라인드 올리는 것 역시 지멋대로다. 이건 보호관찰대상 빌런도 마찬가지라 둘다 그 배려없음에 너무 질린 나머지 나도 남은 퇴원기간동안 그냥 창문 여는거, 불끄는거는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마이웨이 빌런의 어제 밤 불꺼달라는 요구였는데 평소에는 12시까지 꼬박꼬박 TV 쳐보다가 어제는 지 졸리다고 10시 10분 좀 넘어서 간호사가 다른 일 때매 병실에 오니 불꺼달라고 그러는, 늘 하던대로 4인실도 1인실처럼 꼴리는대로 쓰시는 행태를 보이길래 나도 남은 입원기간동안 똑같이 굴기로 했다. 일단 그 시작으로 어제 이강인이 출전한 마요르카 경기를 이어폰 안쓰고 폰으로 10시 50분까지 시청해드렸고. 

 

그렇다고 보호관찰이나 마이웨이 마냥 새벽에 통화질하고 1시까지 TV보고 하는건 너무 없어보이니까 11시(병원의 TV 끄기 권장시간이다)까지는 하고싶은 대로 할 생각이다. 시끄러울까봐 이어폰 써가면서 넷플릭스 보지도 않을거고 당당하게 소리 키우고 보고, 창문도 내가 열고싶으면 열고, 불도 내가 잘때되면 그냥 꺼달라고 하는걸로. 그동안 나름 배려했던게 이 두 빌런한테는 내가 호구로 보였던 모양이다. 보호관찰 빌런은 9일날 썼던거 말고 그 뒤에 새로 추가된 정황까지 포함해서 한번 더 총정리편을 쓸 생각이다. 워낙에 역대급이라서. 모 네이버 웹툰의 엑스트라가 실사화 됐다면 이런 존재인가 싶으니까.

 

앞 단락에서 어제 있었던 나도 그냥 내려놓기로 한 결정적 계기를 적기는 했는데 어제는 이 빌런의 활약상이 대단했던 날인데 결국 그게 쌓이고 쌓여서 이 글을 지금 월요일 아침부터 적고 있는거다. 지금부터 어제 이 빌런의 어제 하루와 오늘 새벽까지의 활약상을 적어본다. 

 

시작은 사진의 저 개같은 휠체어 배치 꼬라지로 시작한다. 병원 정보는 가리기 위해 좀 더 안쪽으로 당겨 찍은 사진 대신 로고 반쯤 나오는거에다 그림판으로 박스칠 한 저 사진인데, 왼쪽의 휠체어가 마이웨이 빌런의 휠체어다. 아침 식사때 조미김을 먹었기에 손을 씻으려고 휠체어를 타고 뒤로 빼는데 뭐가 턱 걸려서 보니 보호관찰 빌런이 병실 공간을 너무나 넓게 쓰고 싶은 나머지 커텐은 쳐놓고 그 밖에다 휠체어를 턱 하나 던져둬서 그런거였다. 나도 그렇고 그동안 휠체어 써야하는 환자분들은 휠체어를 커텐 안쪽으로 가능한 들여놓는 편이었는데 간호사나 보호사분들 카트 다니는데도 걸리적거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차원으로 그랬건만 보호관찰 빌런같은 애새끼한텐 뭐 그런거 없었던거다. 어이는 없었지만 일단 병실의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돌아보니 병실 출입구 쪽 마이웨이 빌런도 휠체어를 저따위로 놔둬서 뜬금없는 불법주차한 골목길 지나가듯이 휠체어를 운행해야하는 저런 꼴이 되었다. 발받침 부분만 보면 여유있어조이지만 휠체어에는 팔걸이 부분도 있다. 기가막히게 딱 지나갈 수준으로 해둔게 아주 가관이었다. 그리고 이건 어제 하루 화려한 마이웨이 빌런 활약상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공휴일 오전 면회시간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는 전기요 몰래 반입해서 쓰다가 딱걸리고. 

 

점심 무렵에는 졸전으로 지탄받고있는 국가대표 야구팀의 WBC 3차전 경기가 있었는데, 마이웨이 빌런은 내 눈치를 보느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자기 자리에서 안보고 휴게실로 나가서 봤다. 문제는 휴게실에서 소리는 쩌렁쩌렁하게 키워놓은데다 나가면서 병실 문은 한껏 열어놓고 나갔다는거. 대체 누가 이리 야구에 이리 열성적인가 싶어 나가보니 마이웨이 빌런이 떡하니 있어서 헛웃음 한번 지어주고는 들어오면서 문을 닫아버렸다. 

 

오후는 그럭저럭 조용히 지나가다가 10시 넘어서 위에 적은 나도 그냥 이제 막하련다 하게 되는 불꺼달라 사건이 발생했고, 오늘 새벽에 이 글을 기어이 쓰게 만든 화룡점정급 사건이 또 터졌으니... 이 사건은 1부, 2부로 나눠야할거 같다. 1부는 코골이 테러로 시작. 제목을 쓰게 된 계기다. 사실 이 빌런은 정형외과보다도 이비인후과를 가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코골이가 심한데 살면서 이정도로 코골이가 우렁차고 오래하는 사람은 군생활에서 한 번 만난 이후로 가장 심한 경우를 보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 빌런의 입원 이후로 나는 잘때 인이어를 끼고 자는게 필수가 되어버렸다. 안그러고서는 도저히 잘 수가 없어서. 중간에 잠깐 깨서 인이어를 뺄라치면 여전히 신명나게 코골고 있는 경우가 열에 일고여덟은 되는지라 이 빌런은 정형외과 퇴원후에는 꼭 이비인후과를 갔으면 싶다. 

 

사실 여기까지면 새벽은 그냥 평소 진상 패턴이구나 그랬을텐데 2부가 있었으니... 새벽 4시쯤이었나, 갑작스런 싸늘함에 잠을 깼는데 심야에 들릴리가 없는 휴게실 TV소리가 두런두런 들리는게 아닌가. 커텐을 걷고 병실을 둘러보니 마이웨이 빌런 차리의 커텐이 확 제껴진채로 자리에 없었다. 그랬다. 신나게 코골다가 잠이 꺤 마이웨이 빌런이 잠이 안온다고 쳐나가서 휴게실에서 TV 시청중이었던거다. 그리고 4인실을 1인실처럼 쓰는게 일상인 인간답게 문도 활짝 열어둬서 찬바람이 슝슝 들어오고 있었던거고. 

 

결국 나도 그렇게 잠이 깨고, 그 뒤로는 두시간 가까이 잔건지 만건지 뒤척뒤척하다가 일어나서 이렇게 분노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다른 병실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보기는 해봤는데 그냥 있으면서 이에는 이로 대응해주는 편을 택하기로 했다. 이제는 나도 이어폰 안쓰고 OTT 맘껏 보고, 중계도 맘껏 보고, 창문도 그냥 열고 그러려고. X같음에는 X같음으로 받아쳐줘야지 더러워서 피하면 호구인줄 아는게 요새 진상들의 기본 마인드거든. 물론 나는 두 빌런처럼 자리비우면서 폰을 방치하고 간다든지, 11시 넘어서도 효과음 넣어가며 카톡질하고 통화를 한다든지, 11시 넘어서도 우리집 안방마냥 TV를 본다든지 그러지는 않을거다. 하더라고 병원 규정과 상식 선에서. 배려하던 것만 거둬들이는 것이지 똑같이 1인실 쓰듯이 해버리면 같은 인간밖에 더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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