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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22 - 퇴원, 그리고 마이웨이 빌런 뒷 이야기

Dohwasa 2023. 3.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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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 울트라로 찍은것 치고는 흔하지 않게 초점이 나간 어느 날의 병원밥 반찬으로 나온 메밀김치만두. 이거 어디 기성품으로 먹어본적이 있는데...

 

드디어 퇴원이다. 원래 예정일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졌는데, 일주일간 병원보다 다소 거동에 불편함은 있겠지만 병실의 빌런을 피해서 내 정신건강을 챙기는 편이 더 이롭겠다는 판단과 입원을 유지해야하는 문제 중 하나였던 발바닥 궤양이 있던 부위의 드레싱이 더 필요하지 않게 되었기에 드레싱 중단 후 일주일 정도 지켜보고 퇴원을 하게 되었다. 남은 일정은 일주일 정도는 골절났던 쪽으로 디디지 않고 보낸 뒤, 한달 정도 살살 디뎌보면서 통원치료를 하는 걸로 결정됐다. 

 

이렇게 퇴원을 하면서 입원생활 후반부를 지옥으로 만들어준 두 빌런에 대해 마무리를 해야겠는데, 보호관찰 쪽이야 이미 쓸만큼 쓴 상태고 이후 새로운 빌런 짓거리를 하지 않아서 나름(?) 고맙게 생각한다. 오히려 처음 며칠은 보호관찰 쪽이 더 골치아팠는데 퇴원할 무렵에는 마이웨이 빌런쪽의 빌런 지분이 훨씬 커졌다. 그래서 퇴원하는 날 마이웨이 빌런에 대해 저번에 썼던 것 이후로 있었던 일을 포함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지난번에 썼던 마이웨이 빌런에 대한 글을 보면서 작성중인데, 첫번째로 언급되는 민폐행위인 TV를 이용한 진상짓은 여전했다. "우리모두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 밤 11시 이후에는 티비를 꺼주세요." 라고 침상마다 달려있는 개인TV에 붙여인 문구는 그간 심야TV 시청으로 진상짓을 하던 빌런들과 마찬가지로 한글을 못읽는 문맹인건지, 눈이 어두운건지 완벽하게 개무시하고 12시, 심하면 1시까지도 TV시청을 이어나간다. 뻔뻔함도 더해졌는데 예전엔 작게 소곤거릴 정도까지 낮추며 눈치보던 볼륨도 12시 전까지(아마 본인 딴에 정해놓은 기준인듯)는 낮시간대에 다소 조용한 정도 볼류믕로 두다가 그 이후에도 TV를 보거나 새벽에 잠안와서 다시 TV를 켤때(!!!)는 그나마 볼륨을 최대한 낮게 줄이기는 한다. 입원기간도 적은 편이 아닌데 나같았으면 이어폰 어디서 그냥 하나 구해올텐데 이어폰 살 돈도 없나보다. 병원에서 그렇게 TV시청에 열중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런지 TV에 3.5mm 연장선 1.5m은 족히 되어보이는 것까지 갖춰놨던데, 요식업 사장경력을 자랑하는 인간이 다이소 이어폰 하나 살 돈이 없어서 저러는건가 싶다. 

 

추위를 타는 것도 좀 이상한데 지난번에는 전기요 반입 얘기를 했었고, 이후에는 패딩같은걸 늘 껴입고 있다. 웃기는건 그렇게 추위를 타서 패딩 껴입고 있다 바이탈 사인(체온, 혈압) 정기체크때 좀 벗어주세요 얘기까지 듣는 인간이 누구보다 바깥바람 쐬고 싶어서 환장을 하고 새벽녘에는 여전히 지 꼴리면 병실 문을 슬그머니 열어놓는다. 추운거랑 답답한거는 별개인가보다 이 빌런한테는. 

 

반찬 공수건도 여전하다. 빈도는 원래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딴엔 입맛이 까다롭다 해야할지, 고오급 반찬이 안나오니 ㅏ애들 반찬이라는둥 밥투정도 은근 하고 최근에는 아예 저녁은 사식으로 대체하기로 한거 같다. 뭐 어쨌든 시큼한 냄새가 나는 반찬같은걸 즐기는지 가끔 밥떄에 냄새가 병실에 진동을 하는데 또 창문열어 환기할 생각은 전혀 안한다. 니들이 알아서 열든지 아니면 반찬냄새 니들도 같이 즐길래(?) 라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가 고깝게 보는걸 알기에 자기딴엔 봐라 난 이런 반찬도 먹는다, 나랑 친하게 지냈으면 나눠줄텐데 부럽지?, 냄새공격이나 받아라 이런 의도가 다분한데 안타깝지만 바로 뒤에 언급할 마이웨이의 꼬붕 개르신 2호기랑 정답게 나눠쳐드시던 간장게장 따위는 나한텐 전혀 타격이 없다. 원래 안먹거든. 이미 마이웨이 빌런 들어오기 한참 전에 원장 명의로 특식으로 나왔던 간장게장도 다른 환자분한테 싹 다 밀어드렸고. 어쨌든 마이웨이 빌런의 냄새 공격은 불쾌함 이외에 다른 타격이 오진 않았다. 그 냄새가 심한 것은 나만 느끼는게 아니라 언젠가는 식판 뺴러온 보호사분이 저녁시간대 싸늘해진 후인데도 창문 좀 열어둔다고 할 정도니 만약 마이웨이 빌런이 나는 괜찮은데라는 생각이라면 이비인후과 꼭 가보길 권한다. 코골이 뿐만이 아니라 후각 문제도 심각한거다. 

 

그리고 이제 추가로 언급해야하 이 빌런의 꼬붕인지 사이드킥인지 할만한 인물이 있으니 위에서 한번 언급한 개르신 2호기다. 왜 개르신 2호기냐면 모 정치인의 강성신도 집단이 자기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는데, 막상 오프라인 가보면 자녀가 아니라 어르신 급들만 보여서 그 정치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개르신이라고 부르는데 희한하게 마이웨이 빌런과 그 꼬붕 둘 다 정치성향이 개르신이다. 개르신 2호기 한정 에피소드를 언급하자면 푸틴 입장에선 나라 지키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라는 망언을 스스럼없이 하던데 젤렌스키를 초보정치인이네 전쟁이 젤렌스키 때문에 났네라는 망언을 일삼던 그 정치인들의 광신도들이 심각한 러뽕이라는걸 생각하면 개르신다운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개르신인거는 그 정치인 관련 수사에서 하수인들이 줄줄이 증언하는걸 보면서 하수인 탓을 하고 그 정치인이 발목잡혔다는 표현을 하는 것에서 알 수 있었는데 공공기관 일이나 회사 사무직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종결재권자의 서명이 갖는 의미를 모르질 않을거다. 그런데도 하수인 탓이라니, 그 사업의 최종결재권자는 그 정치인이고 그 정치인은 그 사업을 단군이래 최대 환수 운운해가면서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도 했었는데 개르신들에게 그 사실은 전혀 상관이 없나보다. 설사 그 하수인들이 해쳐먹었다 하더라고 그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사기꾼 대장에서 이용당한 멍청이로 바뀔텐데, 개르신들은 이것도 불쾌해 할게 뻔한게 개르신들이 미는 그 정치인의 이미지는 유능이다보니 둘 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 말고는 선택지도 없을거다. 

 

개르신 2호기의 병실 입성 후 마이웨이 빌런은 개르신 2호기와 주거니 받거니, 형님동생 해가면서 병실이 무슨 반상회장인양 4인실을 2인실처럼 쓰는 짓거리를 해댔는데 새벽 5시에 지들 잠깼다고 담소를 나누거나, 밤마다 잠 안온다고 온갖 헛짓거리는 다하는 노친네들이 정답게 커피를 쳐마시는 등 마이웨이 빌러닝 제 새상 만난것 처럼 활개치고 다닐 수 있게 서포트해준게 이 개르신 2호기다. 심지어는 병실 들어오면서 대놓고 뒷담화도 시전하는데 저렇게 민감할거면 1인실을 가야지 왜 다인실이 있냐고 사람을 언급하지는 않고 들으랍시고 궁시렁대는데 그 이야기는 내가 되돌려주고 싶은게 다인실을 1인실, 2인실처럼 뭐같이 쓴건 지들 둘이니 정답게 손붙들고 2인실로 가는게 맞는거지. 지들 뭐같이 하는거에 불만 표한다고 민감하다로 몰아가면서 뒷담화 들으라고 시전하는거였는데 간호사 콜벨로 소환해서 항의했더니 둘다 그 이후로는 입을 봉해버렸다. 그 정도로 쫄거면 뒷담화는 왜 들으라고 시전한걸까, 지들 딴에는 소심한 공격?

 

코골이 건도 마이웨이와 개르신 2호기가 친해진 이후로 개르신 2호기가 자기가 무슨 판관이라도 되는 듯이 나를 지목해 제일 코를 곤다고 지딴엔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마이웨이 빌런보다 더 크게 코를 골면 잠 깨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항의를 안했다는건 내가 코를 골았다는 실체가 없이 지들끼리 작당모의해서 몰아가기를 했다거나 노친네들이라 청력에 문제가 생겼거나 둘 중 하나겠지. 뭐 둘 다 평소 TV 볼륨 키우는 꼬라지 보면 청력이 정상은 아니긴 하다. TV건도 말 나온김에 쓰자면 마이웨이 하나도 모자라 입원 초기 눈치 슬금슬금 보던 개르신 2호기도 며칠 남겨두고는 TV 테러에 동참했는데 그것때매 항상 이어폰으로 귀 막고 있자니 자는 시간에 귀막는것도 억울해서 나 역시 넷플릭스 노트북 스피커로 보는걸로 응수했다.  저번 글에도 그냥 나도 똑같이 굴기로 했다라고 적었는데 그러니까 마음은 편하더라. 물론 언급했던대로 밤 11시 전에는 끄고 눕는다. 

 

그러다가 개르신 2호기는 집으로 가고 난 다음 날, 풀죽은듯이 조용해서 웬일이야 했더니 무슨 일인지 두통이 심해서 그랬단다. 이것마저도 참 내가 그동안 이 빌런한테 원한이 많기는 많다 싶은게 아픈 사람에 대한 동정심은 전혀 안들고 이어폰 안쓰고 조용한 병실이 좋기만 했었다. 그리고 하루 지난 퇴원날, 마이웨이 빌런은 혼자 병실에 남게 된 것을 자랑하는건지 심통을 부리는건지 TV를 신나게 틀어제끼고 있으시다. 

 

여기까지가 마이웨이 빌런에 대한 마지막 정리다. 뭔가 더 쓸게 있었던거 같긴 한데 그건 나중에 생각나면 추가해보도록 하겠다. 어쨌든 난 이 빌런때문에 최소한 우리 동네와 인근에서 국밥집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이 빌런이 퇴원 후 몸이 다 회복되면 하려고 생각하는게 육우 양지 넣고 한우국밥이라고 팔아먹는걸 궁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국밥은 즐겨먹는 음식도 아니니 나에겐 딱히 부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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