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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7.5 : 말리와 나 (Marley&Me)

Dohwasa 2009. 3.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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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10점 만점) : 7.5




딱히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처음 볼까 했었던 영화가 (근데 그게 뭐였더라) 끝나면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보게 되었다.

사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고 해야할거다.
동물 그 자체를 싫어하는거는 아닌데 뭔가를 돌봐줘야된다는게 일단 귀찮고
친해지면 과잉반응(?) 보이는 것도 싫고 해서.

먼저 이 영화는 광고의 3B라고 하는거였나, 그걸 확실히 잡고 들어가는 영화다. 물론 영화 보기전에는 모르는거지만.

Beauty (미인) - 제니퍼 애니스턴과 마이애미 해변의 쭉빵걸들.
Baby (아기) - 그로건 패밀리 애들.
Beast (애완동물) - 말리

광고로 치면 안될래야 안될 수 없는 출연진들아닌가...


이건 영화보고 나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고,

사실 아무런 기대가 없었던 영화다.
출연진에 딱히 하악하악할 배우가 있는것도 아니고, 원작 소설을 봤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위에서 얘기한것처럼 개 나온다고 하악하악 할것도 아니고.
봐야될 이유가 전혀없는 영화지만, 시간도 애매하고 쏜다니까 무심결에 보게 된 영화였을뿐.

개봉중인 영화라서 이거 스토리 까기도 그렇고 (스포일러라)
뭐 원작이 이미 소설이다보니 줄거리 얘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

영화는 시작 부분과 그냥 멍때리고 포스터만 보면 '개 하나 내세워 눈물짜게 만드는 영화?' 라는 예측이 가능한데,
볼수록 예측 가능한 전개에서 살짝살짝 발 하나 뺄 정도로 달려간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전형적인 '그런 영화' 라고 하기도 어려운 영화.

원작 소설은 아마 영화보다는 더 치밀한 전개로 달려갈것같긴 하지만,
영화 자체로도 나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을 잘 전달했던것 같다.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원작은 영화로 잘못 만들면 그 상상력을 거세해버려 졸작이 되지만,
(그래서 난 '반지의 제왕' 을 Bad 라고 말한다)
실화나 현실에서 있을법한 원작을 영화로 만들 땐
그 많은 이야기와 시간을 어떻게 압축해서 전달을 하는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중간중간 비약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 차곡차곡 이야깃거리를 쌓아간다.
길지도 않지만 짧지도 않은 10여년의 세월 (말리의 일생) 을 쌓는 이야기인데,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전개를 나름의 갈등구조를 끌어들여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나간다.
편집을 '그래도' 잘했다고 할 수 있는게 이런 경우.

사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는 갈등 구조는 '말리' 보다는
'가족', '꿈' 이 두 가지의 갈등 구조기는 한데 결말은 '말리' 로 흐르는 것 같아
그 갈등 구조가 필요했을까 라는 의구심이 좀 들기는 한다.
'말리' 가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갈등은 다른데서 ('말리' 의 말썽은 갈등이라고 하기도 어려워서) 발전하고
해소되는 과정 역시 '말리' 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았으니까.

하긴,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아서 '가족이나 다름없는' 이라는 심정을 모르는 나도
영화 보는 동안은 나름 감정이입이 됐다는게 이 영화가 그래도 볼만한 영화였다는 증거겠지.

세세한걸로 하나하나 집어내자면 뭔가 더 있긴 하지만 그래도 7.5, 볼만한 영화였다는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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