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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샵 슬릭 (10.0)

Dohwasa 2024. 6. 1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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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샵 슬릭 요금표

 

먼저 본인의 개인적인 TMI를 서술해야하는데, 이유는 나와 비슷한 경우에 처한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리뷰기 때문이다. 

 

최초 당뇨판정을 받은 날짜를 기준으로 하면 15년 가까이 되어가고, 합병증이 연달아서 터지면서 2개월 이상의 장기 입원을 연례행사처럼 치르던 시기가 10년즈음 되어간다. 그동안 거쳐왔거나 여전히 진행중인 합병증으로는 말초신경병증, 당뇨족, 망막출혈을 거쳐 박리에 이제는 신장내과까지 다닐 정도로 신장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직 투석단계는 아니라는 점 정도일까. 그 와중에 작년 초에는 발목골절까지 발생해서 아마 지금 장애등급 재산정하면 한등급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중증/경증으로 재편된 이후에는 예전 등급 기준으로 6에서 5로 올라가봤자 경증이라 큰 의미는 없어 발목골절 회복이 완전치 못해 발생한 장애 관련 재산정을 굳이 받고 있지는 않지만. 

 

당뇨가 오래된 분들, 그중에서도 관리가 맘처럼 잘 되지 않는 경우에 겪는 여러 합병증중에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것을 위에 열거했지만 장기입원 끊기전부터 몸이 안좋아진 부분 중 하나가 피부상태다. 뭐가 이것저것 났다가 낫기는 났는데 그게 흉이 진 채로 있다든지 뭐 그런거부터 묘하게 얼룩덜룩하다든지. (옮는건 아니다) 여기에다 첫 장기입원의 원인이 된 당뇨족은 발에 궤양이 생기고 염증이 자주 올라오는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해서 탕에 몸을 푹 담그고 씻는 일은 엄두조차 내지도 못하게 될 뿐더러 시원하게 때를 벗기고 싶어 세신사를 만나고 싶어도 일반 대중탕을 가려는 시도조차 못하게 만들었으니 나름 "세신"이 꽤 오랜동안 숙원사업처럼 마음 한 켠에 있었다.

 

물론 알아보면 방문요양보호업체 등에서 하는 방문목욕 이런데서 가능은 할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알아보진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와중에 우연히 세신샵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신사와 1대1로 만난다는 점, 욕조에 발을 담그긴 해야하지만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괜찮겠다 싶어 세신샵을 알아봤더니 찾은데마다 여성전용으로 운영한다는 문제에 봉착했다가 남성 세신코스도 운영하는 곳을 찾았으니 그게 바로 여기 슬릭이다.

 

예약은 네이버 예약시스템을 통해 진행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 경우에는 세신샵에서 보기 드문 특수한 경우긴 하다보니 전화로 간략한 상태를 설명하고 세신 위주로만도 가능한지를 문의드렸더니 자세한 내용은 세신사분과 상의하시면 될거라고 해서 바로 다음날로 예약 잡고 갔다. 몸 상태가 위에 열거한것처럼 저렇다보니 평일에도 집에서 사실상 요양중이라 사람이 없을 평일 오전으로 예약했다. 

 

주차는 샵 뒤편에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예약시 가게 공지를 자세히 안봐서 주차 안내를 못보고 초행길에 늘 하던대로 지상에 있는, 면수 여유가 많은 주차장을 찾아 거기에 차를 대고 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이번에 주차한 곳은 난지천공원 주차장인데 20년 전 쯤 부근인 수색 쪽에 살았기에 뭔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예약시간 20분 전에 도착해서 시간 될때까지 차가운 차 한잔을 마시면서 시간이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룸으로 안내받아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남녀세신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던데 최상위 코스(세신에 시간이 꽤 걸릴거 같아 예약할때부터 그 코스를 고름)만 가능하다고 들은거 같은데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나는 그야말로 세신이 주목적이었기에 고민없이 남자 세신사를 선택. 룸에 들어가니 욕조에 물이 받아져있었고 몸 담그면 벨을 누르라는 안내를 받았다. 15분 뒤에 세신사가 들어온다는데 때를 불릴 시간을 주기 위해서겠지. 현재 당뇨족 상태는 왼발 측면-바닥부에 약간 출혈이 있어 그 부분은 방수패드를 붙이고 떨어지는걸 대비해서 탄력붕대로 감아 3M 마이크로포(종이밴드)로 고정해뒀고 오른발은 최근 딱히 출혈같은게 없어서 그냥 탕에 들어갔다. 혹시나 해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깁스 방수커버도 챙겨는 갔지만 그건 굳이 안써도 될것 같았다.

 

그렇게 벨 누른 후 15분~20분쯤 지났을까, 세신사분이 들어오셨다. 그 이후는 뭐 2시간 내내 때만 밀려서 세신사분께 너무나도 죄송할뿐... 그리고 전문가가 다르긴 다른게 다리, 특히 무릎 아래의 경우 각질 등도 상당히 많았는데(특히 발 부근) 깨끗하게 날려주시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꽤나 있던 묵은 때 역시 완벽하게 날려주셨다. 다만 묵은 때 제거의 반동작용으로 좀 과하게 밀린 부분이 다음날 까지 쑤시고 따끔따끔했고 조금 딱지가 진 부분이 생긴건 옥의 티였지만 숙원사업 해결한 댓가 정도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싶었다. 

 

그럼 이후로도 갈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럴것이다. 돈이 아깝지 않냐고 묻는다면 지금 내 몸상태와 통장잔고 등등을 종합해 볼때 괜히 돈 아껴보겠다고 몸을 굴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그만큼 내 입장에서는 그간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내 몸의 청결상태를 개선해주는데 저 정도의 댓가 지불은 충분히 합리적 소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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