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Hiding
DROP + Grell OAE1 (8.7) 본문
악셀 그렐(Axel Grell)은 젠하이저의 수석 음향 엔지니어로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쳤던 인물이다. 내가 보유중인 헤드폰 중에서도 HD580, HD600, HD800S가 그렐의 작품이다. 젠하이저를 떠나서는 자기 이름을 딴 Grell Audio를 설립했고 여러 음향회사의 자문을 해주기도 하면서 DROP과의 협업으로 제품을 내기도 하는데 2022년 TWS에 이어 올해는 헤드폰이 나왔다.
일단 1천대 한정으로 내놓는다고 하고, 5월부터 예약을 받아 6월 28일부터 발송이 시작되었다. DROP 직배는 복불복인 경우가 많아 예전부터 중도 분실로 인한 환불, 중도 분실 후 클레임 걸어 다시 받는 등 좋은 기억이 없다보니 배대지 비용은 나오겠지만 배대지를 통해 받는 걸 선택했고 오늘에서야 집까지 도착했다. 총 소요비용은 제품 구매 비용+배대지 비용+관부가세 다 합치니 56만원 중반대.
제품 박스는 가로로 길쭉한 형태로 되어있는데,
이런 형태의 케이스에 들어있어서 그렇다.
박스를 열면 설명서가 들어있는데 안에는 이렇게 측정치와 시리얼 넘버, 악셀 그렐의 사인이 표기된 보증서가 들어있다.
제품 스펙은 이렇다. 2.5N으로 표기된 HD600 대비 장력은 확실히 강했다.
케이스 안에는 헤드폰 본품과 패브릭 피복 처리된 4.4mm 밸런스드 케이블, 고무 피복의 3.5mm 언밸런스드 케이블과 6.3mm 젠더가 들어있다.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은 싱글 사이드, 3.5mm 언밸런스드 케이블은 더블 사이드(헤드폰 좌/우에 각각 연결)로 되어 있고 길이는 동일하게 1.8m 이다.
헤드밴드는 인조가죽 느낌의 소재인데 약간은 불안해보이는게 시간이 지나면 겉 코팅이 바스라질 것 같은 느낌의 소재다.
설명서의 그림에는 헤드밴드 교체가 가능한 것으로 나와있다. 실제 힘을 줘서 잡아뜯어보면 분리는 가능할거 같다.
(내부는 약간 찍찍이-양면테이프 같은 느낌의 것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이어패드는 처음엔 분리가 안되는 줄 알았는데 설명서를 보니 착탈식이었다. 그래서...
사진상으로는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느낌이지만 첫번째/세번째 사진을 보면 홈이 파져있는 구조의 벨루어 패드다. 홈이 파져있는 이유는 OAE1의 특이한 구조 때문인데,
바로 이렇게 특이한 구조 때문에 이어패드도 저런 형태를 띄고 있다. 오른쪽의 경사가 져 있는 검은 폼 소재로 가려진 부분이 앞쪽이다. (헤드폰 착용시 머리 앞쪽) 듣기로는 저 은색 부분이 금속 메시 재질이라고 한다.
드라이버와 금속 메쉬부분을 가까이서 찍어봤다.
이 먼지가리개는 HD490 pro, HD800S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HD600 벨루어 패드와의 두께 비교샷이다. 두께의 차이가 확실히 보인다.
밴드 길이조절이 되는 부분은 구분감 없이 조절이 되는 형태지만 길이가 좀 부족한 느낌이다. HD600의 경우 밴드 전체 길이의 반에서 3/5 정도만 빼면 충분한데 OAE1는 풀로 다 빼야만 한다. 거기에다 밴드 장력도 카탈로그 표기 기준 3.5N인데 HD600의 2.5N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라 착용 후 한동안은 눈가로 피가 좀 몰린다 싶을 정도로 불편함이 느껴졌다. 중간중간 벗었다가 써줘야할 정도였는데 조금 적응이 되는지 리뷰 작성중인 지금은 처음보다는 덜 불편해졌다. 외관에서 포인트가 들어간 부분으로는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이어컵 프레 부위에 악셀 그렐의 사인이 들어가 있다.
이어컵의 케이블 단자 결합부는 좌/우 양쪽 2개가 있다. 사진에는 안찍혀있지만 결합단자 부위에 LR 표시가 되어있다. 앞서 소개한 케이블 사진에서도 보이긴 하는데 더블사이드 3.5mm 언밸런스드 케이블은 오른쪽 단자에 빨간색 표시가 되어 있어 그것으로 좌우 구분을 할 수 있고, 싱글사이드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은 좌우 어느쪽 이어컵에 연결해도 좌우 소리가 뒤집혀서 나오지 않는다.
비교청취는 젠하이저 HD600으로 진행했는데, HD490 pro는 언밸런스드 케이블 뿐이라 OAE1에 언밸런스드 케이블을 장착해서 HDVD800에서 진행해보니 매번 볼륨 보정하는게 너무 번거로와서 조금 하다가 포기했다. 결국 제조사에서 만든 밸런스드 케이블(CH660P)이 있는 HD600을 HDV820에서 나란히 연결해놓고 비교청취를 해봤다. HD660S, HD660S2도 보유하고는 있지만 같은 구성(헤드폰+밸런스드 케이블)의 가격이 OAE1과 가장 비슷한게 HD600이다 보니 HD600과 비교해봤다.
일반적인 취향에서는 HD600쪽이 더 무난한 밸런스라는 느낌이다. 전 음역대에서 모나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는, 레퍼런스가 이런 소리구나 하는 바로 그 느낌. 다른 느낌의 레퍼런스(개인적으로는 밸런스가 좋은 소리를 레퍼런스라고 생각한다. 플랫을 얘기하는건 아니다.)라면 HD600과 함께 구 3대 레퍼런스 헤드폰 중 하나인 베이어다이나믹 DT880도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분명하고 색깔이 있는 소리가 HD600이다.
OAE1은 이에 비해 조금 더 폭이 넓은 공간감을 갖고 있다. 귀에서 약간 더 바깥으로 공간이 넓어진 느낌을 준다. 저음역대의 울림도 약간 더해졌다. 대신 고음역대에서 약간 갸우뚱 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처음에는 고음이 뻗지 않는다는 느낌을 줬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감이 덜하다 또는 선이 좀 얇다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고음에 민감한 편이 아니라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리면에서는 대략 이랬는데, 그 외의 부분에서 OAE1의 평가가 박해지는 부분이 생겼으니 바로 착용감이다. 위에서 밴드 길이와 장력에 대해 얘기할때도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머리가 작은 경우가 아닌, 좀 큰 편이라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밴드 길이도 최대한 늘려야했던것도 그렇고, 장력도 적응이 어느 정도 된 지금 시점에서도 잠깐씩 벗어줘야 할 정도다. 구동 면에서도 꽤 까다로운데, 같은 DAC/AMP에서 같은 밸런스드 방식 케이블을 썼음에도 HD600보다 미세하게 볼륨을 더 높여야 할 정도다. HDVD800/HDVD820의 문제인가 싶어서 ifi 그리폰에도 연결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이런저런 점들을 합쳐서 수령한지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은 현재 시점의 평점은 8.7이다. 음질로는 0.5~0.6 정도, 그 외의 부분들에서 0.8 정도 감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