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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기기

젠하이저 HD620S (9.5)

Dohwasa 2024. 6. 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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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이미 예약구매 신청을 받고 6월 첫주 부터 배송이 시작되었다는 젠하이저 HD620S다. 어제(22일) 아침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광고로 국내 정식발매가 된 것을 알게 됐는데 내가 본 광고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26일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직접 샵에 가서 구매해왔다. 주말 지나면서 보니 몇몇 유명샵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어차피 주말 끼고 배송 월요일부터 하고 그런다치면 나처럼 직접 구매하러 가지 않는 이상에야 화요일 즈음 입수하게 될 듯하다.  

 

 

 

 

젠하이저에서 상당히 오랜만에 나온 밀폐형(Closed-back) 헤드폰이다. 오르페우스를 제외한 실질적인 플래그십 모델은 오픈형 HD800S와 밀폐형 HD820 이렇게 두 제품인데 800S와는 달리 820의 평가가 애매모호한 점에서 보듯이 젠하이저의 밀폐형 제품군 평가는 600시리즈로 대표되는 오픈형 제품군에 비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패키지 구성은 이번에도 별거 없다. 환경보호가 강조되는 분위기에 발맞춰 패키지 간소화에 아주 충실한게 요새 젠하이저의 기조인데 플래그십 급 아닌 이상에는 계속 이럴 것 같다. 파우치 안의 헤드폰 본품, 취급 가이드 이게 끝이다. 

 

 

 

케이블 고정마저도 종이 고정틀을 철저하게 횔용해서 고정해놨다. 

 

 

 

케이블은 평범한 3.5mm 베이스에 6.3mm 젠더를 결합해놓았다. 헤드폰 쪽 커넥터는 560S와 동일한 2.5mm 이다. 밸런스드 케이블이 나중에 별매될 수 있다는 정보를 본 적이 있는데 나오게 된다면 구매예정 리스트에 있는 560S와 공용으로 사용하면 될 듯. 

 

 

 

외관은 560S와 같은 500번대 제품군과 거의 같다. 이 부분에서 500 플랫폼을 쓰면서 왜 600번대 넘버링을 붙였는지에 대해 상당히 말이 많았고 실제 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나 역시 처음엔 왜그랬는지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젠하이저 넘버링이 중구난방같아 보인적이 한두번도 아니고 빈티지 제품들 수집을 하다보니 그 넘버링이 이해가 갈 때도 있어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있다. 굳이 왜 600번대 넘버링에 넣었는가를 젠빠의 입장에서 이해하자면 젠하이저 자체적으로는 이 제품이 600번대에 들어가야할 성능의 제품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헤드밴드 길이 조절 부분 등에서 조금은 디자인 적인 요소에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이어컵 외부의 저 부분도 나름 디자인적 요소일텐데 촉감적인 부분은 괜찮지만 시각적으로는 딱히 감흥이 느껴지진 않는다. 

 

 

 

이어패드를 분리해보면 이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는데 기존 600번대 넘버링 제품들과는 조금 다른 구조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600번대는 아니지만 600번대의 선조 격인 565 ovation의 패드 분리 한 사진이다. 600번대도 이와 다르지 않아 패드를 분리한 모습은 평면인데 620S는 위의 사진과 같이 귀 뒷부분 쪽으로 거리가 더 생기도록 약간 각이 진 드라이버 배치를 하고 있다. 

 

 

 

패드 분리전의 모습에서도 기존 600번대 시리즈처럼 3mm 두께 정도의 폼으로 드라이버를 막는 필터 역할을 하지 않고 왁스가드 역할을 하는 먼지막는 용도의 망을 설치하는 설계인데 이런 설계는 주로 일본제 헤드폰들에서 많이 봐왔던 설계다. 이번 드라이버는 폼 재질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없을 정도의 튜닝을 해뒀다는 말 같다. (폼이 들어가 있는 젠하이저 헤드폰들은 폼을 제거하고 들어보면 소리가 조금 달라진다. 보통 더 날카롭고 저음이 약간 빠진 소리가 날 때가 많다.)

 

 

 

이어패드는 귀에 닿는 부분은 가죽재질로 되어있는데 내부 쪽에는 타공을 한 구조다. 아예 재질을 다르게 한 이중접합 구조의 패드도 흔히 쓰는 젠하이저다 보니 이 패드도 상당히 공을 들여서 설계했을거다. 그러니까 저 타공한 부분도 의미없이 해둔게 아니라는 얘기다. 490 pro에서도 제공되는 두 종류의 패드로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젠하이저는 헤드폰 이어패드 등 액세서리 쪽에도 소리와 관계된 요소를 많이 신경쓴다고 한다. 

 

 

사진과 함께 얘기하는 외적인 요소는 여기까지고, 중요한 소리쪽을 얘기하자면 

 

1) 보유중인 밀폐형 헤드폰 중에서 가장 오픈형같은 소리가 난다 

 

밀폐형 헤드폰을 쓰다보면 특유의 부자연스러움이랄지, 답답함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건 필연적인데 HD820에서도 그랬지만 HD620S역시 어지간한 오픈형 헤드폰 급으로 그 답답함이 없다. 보유중인 밀폐형 헤드폰으로는 소니 MDR-M1ST, 야마하 HTH-MT8 등이 있는데 이보다는 넓은 공간의 소리가 느껴진다. 

 

 

2) 기존 젠하이저 600번대와는 다른 미묘한 음상

 

600번대 헤드폰은 650을 제외한 전 기종을 보유하고 있고(600, 660S, 660S2, 6XX by drop) 젠하이저 빈티지 헤드폰을 수집중이다보니 600번대의 프로토타입 격인 580 precision과 그 뒤에 나온 한정판 580 jubilee의 복각판 58X jubilee by drop, 심지어 525, 535, 545 reference, 565 ovation도 보유중이만 그것들과는 미묘하게 다른 음상이 맺힌다. 조금 더 옆으로 벌려진 소리?

 

 

3) 처음 접했을땐 약간 생소한 밸런스지만 지나고 나면 무난해진다

 

어제 갖고 온 이후부터 몇 시간 동안은 이거 호불호가 조금은 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악기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는 생소한 밸런스(반대로 보컬은 도드라지지 않는)가 익숙하지 않아서였다. 이것도 뇌이징의 영역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가 지난 지금은 그리 어색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심심하게(고음이 둔하게 들린다던가 하는 얘기가 아니다) 들릴 수도 있을 것도 같다는 느낌이 가끔 든다. 

 

 

그 외에 착용감이나 편의성 면에서도 딱히 흠잡을데는 없다. 젠하이저는 500번대 플랫폼의 완성도에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하고 600번대보다 미세하게 덜한 장력 덕분인지 처음 착용때부터 그리 불편하진 않았다. 장력 정도는 490 pro와 600의 중간쯤에서 약간 더 600쪽으로 간 듯한 느낌이다. 편의성은 내 개인적인 헤드폰 사용 패턴에 기반한 것인데 가죽재질 패드다 보니 벨루어 재질의 오픈형보다 막 쓰기에(머리에 기름기가 다소 있는 상태) 좀 더 편하다. 다른 브랜드에서라도 밀폐형 헤드폰을 전투용 헤드폰 목적으로 계속 찾았던 것이 가죽재질 패드 때문이었는데 그 용도에서 이 HD620S로 좋은 해결책을 찾은 느낌이다. HD820도 밀폐형이긴 하지만 이어패드가 옆면은 외부로 소리 새어나가는걸 막기 위한 가죽재질이고 귀에 닿는 부분은 벨루어 재질인 이중접합 구조다 보니 막 쓰기에 좋은 재질은 아니었다.  

 

이미 제품이 풀린 해외쪽 평에서 간혹 보이는 악평의 이유로 보이는 500번대와 같은 플랫폼에서 오는 "이건 500번대 네이밍을 붙였어야지" 류의 선입견이 이 헤드폰의 평가를 깎아내릴 것 같은 걱정은 있지만 그것만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면 간만에 젠하이저에서 밀폐형 헤드폰으로도 괜찮은 제품이 나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국내 정식발매 이전 젠하이저 글로벌 홈페이지의 판매가인 $349.95를 기준으로 예상했던 정식발매가는 50만원 중반대였지만 그보다는 저렴한 49만 9천원에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저렴하다고 하기에는 애매한것도 사실인지라 글 쓰기 시작할 때에는 평점 9.3을 줬다가 글 쓰면서 0.1을 더 올려 9.4로 일단 마무리지으려고 했는데 결국 9.5로 한번 더 수정했다. 수정한 이유는 가장 마지막에 있는 하루 지난 25일자 추가 내용을 참고. 컨슈머 제품군 총판도 변경된 마당에 올해 젠할인저 시즌이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고(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젠할인저의 기준점에 해당하는 할인율이 적용된 행사는 현재 모 샵에서 진행중이긴 하다) 하더라도 올해 출시제품인 이 HD620S가 그정도 할인율에 나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정식발매가 기준으로도 밀폐형에서 좀 더 자연스러운 소리를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고 할인까지 들어간다면 가성비까지 챙기는 선택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위에도 적었듯이 아무때나 집어들 수 있는 크게 흠잡을데 없는 헤드폰이 드디어 생겼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그렇게 DAC/AMP와 같이 거치해둘 헤드폰 리스트 정리도 이렇게 정리가 끝났다. 

 

 

 

 

+++ 2024.6.25

 

쓴지 얼마 되지않은 글이니 추가하면 될 내용이지만 어디다가 끼워넣어야할지가 애매해서 따로 적어본다.

 

 

HDVD800은 6.3mm 잭이 2개가 있어 620S를 비청하기 편한데,

 

 

 

HD800S, HD490 pro와 비청을 해보니 490 pro와 톤 같은 부분에서 뭔가가 비슷한 느낌이다. 대강 적어보면 490 pro에 밀폐형 특유의 느낌이 약간 나면서 조금 덜 모니터링 느낌난 것 같은 소리랄까. 내일은 600하고도 비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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