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Hiding
조커 : 폴리 아 되 (8.1) 본문
이 영화를 봤던 날은 평일 낮 + 경기도 구석 영화관 + 일반관이 아닌 조금 더 비싼 플렉스관인데다 개봉 이후 혹평이 이어지던 어느 날이었기에 몇 명밖에 없는 영화관에서 가장 좋아하는 위치의 좌석에서 느긋하게 볼 수 있었다.
조커 1편에 열광했던 사람들도, 내려치기 바빴던 사람들 모두 한 목소리로 혹평할 수 있을만했다. 그들이 원했던걸 조커 : 폴리 아 되 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내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생각을 하게 만든 누군가의 한줄 평이었던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을 볼 생각이라면 볼만하다라는 말에는 정확하게 부합했다. 조커 1편과 이 폴리 아 되는 결국 제목은 조커였지만 사실 "아서 플렉" 이라는 영화였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조커라는 캐릭터 또는 DC 유니버스에 애정을 갖고 있고 거기에 중점을 둔 관객이라면 1편을 통해 탄생한 조커의 화려한 뭔가를 기대했을텐데 그저 조커는 장치로만 소비됐을뿐이라 그게 혹평 포인트가 됐을거고, 인셀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끌고와 내려치기 바빴던 그 세력들은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더니만 거봐라 그럴줄 알았다면서 기름을 붓는 등 이 영화 이래저래 혹평당할 요소도 많았고 혹평하고 싶었던 사람들도 많았을 영화다. 나 역시 섣불리 추천하지는 못하기에 8.1이라는 애매모호한 점수를 부여한거고.
그렇지만 난 1편에서도 조커라는 캐릭터의 DC 유니버스에서의 어떤 상징성이라든지 그 캐릭터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기에 폴리 아 되 역시 그렇게 혹평하지 않는다. 내가 1편에서 주목했던건 "아서 플렉" 이 왜 조커가 되었는가였기에 그 연장선상에 있는 2편 역시 나에겐 괜찮은 영화였다.
다른 사람들의 평에서 나오는 요소들을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노래 비중이 너무 많다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건 영화 마지막에 가면 이해되는 설정이 나오는데, 그게 납득이 가면 이해가 될거고 아니면 여전히 그 부분은 불만일거다. 레이디 가가의 경우 비중이 너무 큰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난 조커라는 캐릭터도 가가가 연기한 할리 퀸도 모두 아서 플렉을 위한 장치로 봤기에 그 부분 역시 큰 감흥은 없었다. 그 정도까지 레이디 가가의 할리 퀸이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포스팅에 넣은 이미지도 저 이미지를 골랐다. 조커도, 할리 퀸도 아닌 인간 아서 플렉이 가장 크게 나온 것으로.
+++ 2024. 10. 9
지금 생각나서 추가하는 단점 하나.
노래 비중이 큰데 기억에 남는 노래가 성자들이 행진할때 뿐이라는 것도 단점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