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Hiding
젠하이저 HD505 Cooper Edition (9.6) 본문

올해 초 퇴원하고도 꽤 지나서긴 했지만 대략 1년 반 조금 못미치는 동안 진행했었던 컬렉션을 완성할 수 있었다. 시작은 HD600이 쓰는 2핀 커넥터 케이블을 쓸 수 있는 젠하이저 헤드폰 컬렉션(HD414부터)이었는데, 신형 검은색 커넥터 케이블은 유닛 단자 부근의 형상으로 인해 장착이 안되는 경우도 있어 젠하이저 HD600계열(HD580 precision ~ HD660S2) 컬렉션 모으기로 변경했고, 이 컬렉션 마무리 하기 전에 Ergonomics HD500계열(5로 시작하는 오래전 모델들도 있어서 Ergonomics 프레임+케이블 분리형 한정, HD518~HD599) 컬렉션을 시작했고 3월 초에서야 거치까지 완전히 마쳤다.

600계열을 모으다보니 프리시전 이전의 조상님 격인 5x5 계통도 모아졌고, 500계열은 중간에 620S라는 괴이한 넘버링 모델도 새로 나오고 사진에는 없지만 Ergonomics 프레임의 시작모델인 515, 555, 595도 모았다. 거치/정리까지는 3월에서야 마쳤지만 사실 퍼즐은 입원 천인 작년 12월 중순 무렵에 다 마쳤고 이제 더 사야할것은 없겠구나 했지만 젠하이저는 여전히 영업중인 회사. 500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그것이 바로 첫번째 사진의 HD505 Cooper Edition이다.



소니 스튜디오용 제품이나 아시다복스를 연상케 하는 박스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출시 소식을 너무 대충봐서 이런 박스라는걸 못봐서 제품을 처음 받았을땐 벌크 제품으로 파는건가 해서 조금 당황했었다. 가격은 젠하이저 글로벌 공홈 기준 $279.95. 처음엔 공홈에서 주문을 했더니 카드 청구지가 한국이라 그런지 며칠 뒤에 주문이 취소됐다. 다행히도 미국 아마존에서도 판매중이라 미국 아마존 >> 배대지로 보내서 국내로 들여왔고 국제배송비용과 관부가세 포함 48만원 정도가 나왔다. 입수까지 걸린 시간은 2주 정도.




파우치 안에 담겨서 박스에 들어가있고, 펫네임대로 Cooper 색상이 포인트로 들어가있다.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것 외에는 가격 대비 특별히 신경썼다 싶은 부분은 없는데, 620S의 경우 헤드밴드 길이 조절 부분이 금속제로 되어있었지만 505는 그런거 없다. 색상 포인트 부분과 599와 같은 헤드밴드를 제외하면 560S와 외관상 대단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 수준이다.


특이점이라면 그간 500번대 시리즈는 드라이버 앞을 얇은 천으로 막아뒀었는데 505는 620S처럼 드라이버가 다 보이는 구조를 채택했다. 케이블은 분리 가능한 4극 2.5mm to 3.5mm 케이블이고 4극 2.5mm 단자는 500번대 시리즈 공통규격이라 620S용으로 나온 4.4mm 밸런스드 케이블 적용도 된다. 이건 케이블 분리형으로 나온 500번대 시리즈 모두가 해당된다. 심지어 가장 앞 번호였던 518마저도 밸런스드 케이블 적용이 된다.

젠하이저의 제품 넘버링은 예전부터 좀 혼란스럽기도 했고, 시대를 거치면서 전혀 다른 구조면서도 중복되는 번호를 가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620S만큼이나 이 505의 넘버링 역시 혼란스러워서 검색을 하다보니 Head-fi.org에서 젠하이저가 505를 소개하면서 위와 같은 내용의 부연설명을 붙여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위의 캡쳐는 해당 부연설명의 번역본이고 원문 링크는 https://www.head-fi.org/threads/announcing-the-sennheiser-hd-505.975829/#post-18571790 이다. 이 505는 표준이 되는 시리즈이자 리테일러가 한정 출시한 제품이 되겠다. 그래서 국내 정발여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505에 포함된 설명서에 적힌 HD550, 이것은 넘버링 상 리테일러 한정 출시 제품이 아니니 언젠가는 국내 정발로 보게 될 것 같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뭐 저 설명도 아리송한 부분이 있는게 x60이 따뜻한 튜닝이라는데 660S/660S2도 그렇고, 560S까지 가면 이게 따뜻한 튜닝이 맞긴 한가 싶다. 나름 620S 출시하면서부터 혼란한 넘버링의 재정립을 시도한거 같은데 뭔가 시작부터 망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HD505 Cooper Edition은 과연 어땠냐 하면,
560S가 있다면 굳이 2배, 젠할인저 가격 기준으로는 3배 가까운 금액을 주고 사야하는가 하는 고민이 생긴다. 금액 차이에 비해서 음질 차이는 상당히 미세한 편이다 보니 아무리 음향판이 조금 더 좋아지는거에 몇배씩 되는 돈을 태우는 취미라 할지라도 애매하지 않나 싶다. 다만 560S에서 고음역대의 까칠함을 느꼈다든가, 저음역대가 조금 더 울려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보완해주는 면이 있는데, 이게 꽤나 미세한 차이지만 그 차이가 생각나면 꺼내듣는 560S / 손에 닿는 거리에다 늘 거치해두는 505 Cooper Edition의 차이를 만들었으니, 나 같은 젠하이저 매니아라든지, 그 미세한 차이에다가 투자를 할만하다면 시도해 볼만하다. 취향에 맞는 기준으로는 소숫점 0.1~0.2 더 올려주고 싶지만 현재 입수가격이 좀 그렇다보니 평점은 9.6.
개인적으로 리뷰어들의 리뷰는 참고 정도로만 보고 100% 신뢰하는 경우가 없지만, 그래도 가장 신뢰도가 높은(수치로 표현하면 91~92% 정도) 분의 말을 빌리자면,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을 쓰는게 좋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4.4mm 단자 2개를 지원하는 HDV820이 메인 장비다보니 비청하기 편하기도 하고 케이블 바꿔끼는게 귀찮기도 하고 620S용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이 2개 있어서 비청하면서부터 그렇게 쓰고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