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Hiding
금값이 된 램값 본문

사진은 2년 반 전쯤(2023년 6월 말)에 구입한 팀그룹 T-Create Classic DDR5-6000 32GB X 2 다. 그해 5월쯤 Ryzen 7800X3D를 구입해두고, 램과 보드를 한달쯤 뒤에 구입해서 싹 갈아엎고는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보통은 16GB X 2 정도로 해야하는게 일반적인데 난 램 다다익선 만능론자까지는 아니지만 넉넉한걸 좋아해서 저렇게 64GB를 썼고, 부모님용 서브PC(5700G)에도 DDR4 16GB X 2 = 32GB를 넣어뒀다. 이때만 해도 램값이 지금처럼 미쳐돌아갈줄은 전혀 몰랐다.

당시 구입가격은 배송비 포함 322,000원. 아마 이것도 몇달 뒤쯤에는 조금 더 내려갔던걸로 기억한다.

오늘 다나와 가격.
동일제품은 아래 모델의 64GB(32GB X 2)긴 한데,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아니다. 대역폭 약간 낮은 같은 용량 제품은 130만원, 같은 대역폭의 용량 작은 제품을 용량만큼 곱하면 150만원이 된다. 그야말로 미친 램값이다.
어차피 램을 뽑아다가 팔것도 아니라서 큰 의미는 없다. 오래전 채굴붐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미쳐돌아가던 시절에는 게임도 거의 안하던 떄라 채굴붐 불기 직전에 구해온 베가64를 웃돈 20만원 더 받고 팔고 내장그래픽(4650G)로 넘어갔던 적도 있었지만 램은 대체할 수단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할 수 있는게 없다. 그저 갑작스레 탈 안나기만을 바랄뿐. 다행인건 나도 그렇고 부모님용 서브컴도 당분간 업그레이드 할 일이 없다.
이렇게 된 원인을 정리해보면, 아마 업계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알만한 내용이라면 마이크론의 소비자용 램 시장 철수선언이 시작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발리스틱스라는 브랜드로 소비자용 램 제품을 내놓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방열판 달린 모델을 직구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어서 인기가 꽤 좋았던 제품이다. DDR4는 오버클럭 폭도 좀 되는 편이라서 3200Mhz 모델은 4000Mhz로 램 오버클럭이 국민오버클럭 급으로 잘 되기도 했었고. 부모님용 서브컴에도 이 발리스틱스 3200Mhz 16GB 2개가 들어가 있다.
이때만 해도 하이닉스-삼성과의 경쟁에서 수지타산이 안맞는데다 B2B 물량 소화가 더 이득이어서 그렇다 정도로 이해했었고 AI 관련한 B2B 램 물량은 HBM에 국한된 얘기인줄로만 알았던 사람도 많았을거다. 나 역시 그런 사람중 하나였고. 그리고 나중에서야 돌이켜보니 공교롭게 타이밍이 그렇게 되긴 했는데, 젠슨 황과 이재용, 정의선의 깐부치킨 회동. 그 이후부터 HBM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민감해할 DDR 램 값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겹치고 겹쳐서 이 난리가 났고, 단순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 빠져나갈길도 없는 문제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램 시장에서 철수하고, DDR5 공급은 사실상 하이닉스-삼성이 독과점인 상태인데 둘 다 AI 붐으로 수익성 훨씬 좋고 고도화된 HBM 라인에 집중하는데다 공급이 줄어들면 그걸 채워주는걸 기대해야할 중국쪽은 미국의 제재로 경쟁력 있는 수율을 내줄 최첨단 장비 도입을 못하고, 그동안은 보조금 투하로 망한 수율을 어떻게 메꿔왔지만 중국 경제가 안좋아지면서 무제한 보조금 투하도 끝나서 중국 업체들도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겹쳐 지금의 금값을 만들었다. 그나마 최근 대만쪽 2군 업체들이 뭐라도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긴 하지만 규모도 작고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거다. 거기에 들려오는 얘기로는 하이닉스는 이미 내년 상반기 물량까지 다 팔았다고 하고. 이러니 올해는 기대도 하지말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리라는 말이 나오는거겠지.
어쨌든 기록으로 남겨두기는 해야할 것 같아서 블로그에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