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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경주-동해안-강릉 여행기 1부

Dohwasa 2021. 1. 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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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경 중요한 일 하나를 마치고 기분전환 겸 휴식삼아 조촐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다. 동행하는 사람 없이 혼자서. 생각난김에 해치우자고 10월 말에 출발하려다가 집안 일이 갑작스럽게 생겨 11월 10일에서야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출발 2일전에야 숙소 예약도 대충 마치고 10일 오전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7번 국도 경유를 일정에 넣은 경주-강릉 여행이고 내 몸 상태를 고려해서 여유를 둔 일정이다. 오전 한 곳, 오후 한 곳 이런 식으로. 3일에 걸친 여행이라 여행기는 하루당 한 부씩 3부에 걸쳐 쓸 예정이다. 일단 첫날 일정은 집에서 출발 > 대구 서문시장에서 점심 > 경주 동궁과월지 부근으로 잡았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출발하고 싶었지만 어영부영 하다보니 오전 8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넣어뒀다가는 이중주차때문에 차 빼기가 힘들거 같아 전날 미리 지상주차장에 차를 빼뒀는데 11월 중순인데도 날씨가 싸늘해서인지 차 유리창이 살짝 얼었다. 단지 나서서 제일 먼저 보이는 편의점에서 2+1 커피를 일단 샀다. 보통은 매일의 바리스타 룰스가 2+1을 자주해서 주로 그걸 먹었는데 이번엔 2+1에서 빠지고 맥심이 하길래 맥심으로 샀다.

 

한참을 달려 오후 1시경에 도착한 곳은 달성공원 노변공영주차장이다. 서문시장 주차장이나 가능한 그 주변에 차를 대보려 했는데 주말 코스트코 들어가는것 마냥 주차장 들어가려는 차들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좀 한산한 공영주차장을 찾다보니 도보로 10여분 거리는 떨어진 여기에 주차하게 되었다. 

 

말이 10여분이지, 내 걸음으로는 20분은 걸린거 같은 도보 이동끝에 서문시장 5지구에 도착했다.

 

원래 서문시장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알아봤던 곳은 칼제비를 잘한다는 집이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검색에서 얻은 정보로는 정확한 위치를 찾을수가 없어 5지구 가면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갔다가 20여분을 헤맨끝에 포기하고 수제비를 하는 김밥집을 보이는대로 찾아들어갔다. 그곳이 사진의 에덴김밥이다.

지쳐서 점심 대충 때우자는 생각으로 들어간것치고는 운이 좋았다. 심하게 어린이 입맛인 내 입맛에도 먹을만 했고 양도 상당히 많았다. 수제비만 시켰어도 충분할 양이었는데 양을 잘 몰라 수제비에 김밥 한줄 정도는 시켜야겠지 해서 시킨게 위의 수제비와 즉석김밥. 지금 생각해보니 즉석김밥인지 계란김밥인지 헷갈리는데 어쨌든 6,500원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수제비가 메인이고 김밥은 보조라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김밥이 메인이고 수제비가 보조가 되었다. 구성이 간단해 보이는 김밥인데도 아주 먹을만해서 수제비 1/3도 비우기 전에 김밥을 먼저 해치웠다. 수제비도 국물이 칼칼한게 먹을만 했는데 양이 상당해서 결국 1/3 정도는 남기고 말았다. 원래 계획대로면 1시 반 전에는 점심을 먹고 경주로 출발했어야 하기에 식사 후 숨돌릴 틈도 없이 경주로 출발했다.

 

경주에서의 코스는 계획을 짤때 일단 동궁과월지 야경을 주목표로 설정하고 주변에 멀지 않은 곳을 찾다보니 첨성대 정도 보는게 시간상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서 동선도 그 위주로 짰다. 첨성대 쪽 노변공영주차장이 있어 차는 거기에 두고 해지기 30분 정도 전까지는 좀 쉬고 첨성대 본 다음 동궁과 월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주차장 맞은편 라인에 커피집이 있어 그곳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큐브라떼라는 것을 마셨는데 라떼에 큰 사각 커피얼음이 들어간 것으로 여름에 좋았을 메뉴였다.

 

첨성대는 초등학교때였나, 본 기억이 있기는 한데 그 뒤로는 여행을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굳이 경주를 작정하고 올 일이 없어 어른이 되고나서 실물을 본 것은 처음이다. 주변에 한복 대여하는 곳도 있긴 한데 운영시간이 일찍 끝나는 편이라 대여할 생각이 있다면 낮시간대에 오는게 좋을 것 같다. 

 

동궁과월지는 야경이 목적이지만 초행길이고 야간 운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해지는 시간 전에는 이동할 계획이었다. 첨성대를 대충 둘러보고 내비에 동궁과월지 주차장을 찍고 안내된대로 이동해서 해지는 시간 10여분 전에 도착했다. 장애인은 입장료가 면제인데 복지카드를 깜빡하고 차에 두고와서 그냥 입장료를 냈다. 대구에서 힘을 많이 빼놔서 걷는게 어지간히도 귀찮았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입구에 그 날의 일몰시간 및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있었다. 

해지기 전의 동궁과월지는 어디선가 본듯한 전각 느낌이었다. 좀 더 이른시간에 와서 낮 풍경을 즐기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목표는 동궁과월지의 야경이었기에 낮 풍경을 볼 생각이었으면 낮에 한번 왔다가 밤에 한번 왔어야하고 그건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최초 계획은 그 귀찮은 걸 하려고 했었지만 앞의 일정이 조금씩 밀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저렇게 조명이 조금씩 켜지기 시작한다. 아직 다 켜지지 않았는데 처음엔 이게 단가? 싶어서 확 어두워져야 저 정도 조명에도 사진으로 보던 그 야경이 나오나 싶었다.

 

그럴리가 있나, 이제 조명이 제대로 다 켜졌다. 해가 확실하게 지기 전인데도 볼만한 풍경이 나온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의 야경도 상당히 아름다웠다. 이날 복장이 트레이닝 바지에 후드점퍼였는데 낮에는 괜찮은 정도였지만 해가 지고 동궁과월지에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떨어져서 버티기가 힘들었다. 추운데 이정도 보고 숙소 체크인하고 저녁이나 먹으러갈까 하는 생각과 좀 더 버티면 더 좋은 야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왔다갔다 했는데 이왕 온거 좀 더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더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완전히 어두워진 동궁과월지의 야경은 볼만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동창분들하고 경주 여행을 갔다오신 적이 있는데 그때 경험으로 경주 가면 거기 야경은 봐야한다 그러셨는데 그 말이 맞았다. 단, 11월 경에 간다면 방한 대책도 어느정도 생각하고 가는게 좋을 듯 하다. 이날 해지는 시간이 오후 5시 17분 정도로 예보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해지는 시간 기준 50분~1시간 정도면 마지막 야경사진처럼 완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저녁식사하러 가기 전에 예약해뒀던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첫날 숙소로 예약한 곳은 141미니모텔. 동궁과월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고 저녁을 먹을 계획이었던 황리단길과는 도보로 1km 정도 거리다. 주차장은 그리 넓지 않아 모텔 앞이 아닌 맞은편 라인에 따로 모텔전용 주차장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어 그곳에 차를 대고 이날의 주행기록을 보니 349km 이동에 연비는 9.0km/h가 나왔다. 올란도 LPG에 인치업한 타이어를 끼고 있으니 9.0 정도면 연비도 잘 나온 편이다. 

숙소는 예약가능한 곳 중에서 가능한 저렴한 곳을 고른 곳이 141미니모텔인데, 평소에 여행을 잘 안다니다보니 가격이 저렴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운, 슬리퍼를 비롯해서 위생용품들이 상당히 충실하게 제공된다. 원래 2인 숙박가능인 곳이니 혼자 쓰기에는 아주 좋았다.

 

저녁식사를 하러 간 곳은 황리단길의 987피자다.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거리지만 대구에서 이미 퍼진 다리와 동궁과월지에서 추위에 시달린 몸으로는 1km 남짓 걷는것도 힘들어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페퍼로니 피자와 감자튀김을 주문했는데 양이 2인 기준이다보니 다 먹는건 애시당초 무리였고, 몸이 워낙에 지쳐있다보니 딱 반까지 먹는게 한계였다. 이래저래 해서 3만원 좀 안나왔었는데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맛은 맘에 들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포장도 가능한데 포장해서 숙소로 갖고와 느긋하게 먹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소화도 시킬겸 느긋하게 걸어왔다. 황리단길의 가로등에는 바닥에 저런 식으로 경주시 홍보 문구를 투사하는 장치가 되어있나보다. 돌아오는 길에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현대 기술로 재현했다는 신라대종도 보고, 경주 특산품이라는 황남빵 본점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기념품으로 황남빵을 사지는 않았다. 

 

첫날은 평소보다 많이 걷고 추위에 시달리기도 해서 몸은 지쳤지만 볼거리도 만족스러웠고 식사도 점심, 저녁 모두 맘에 들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첫날이 그래도 제일 좋았다. 그러나 둘째날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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