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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기타

농심 신라면 건면 사발 (9.2)

Dohwasa 2022. 9. 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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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리뷰는 가끔 해도 먹을거 리뷰는 잘 안하는 편인데 이건 좀 해야겠다 싶은 것이 하필 농심이라니, 사람 사는 일은 참 모를 일이다 싶다. 1~2년 전만해도 농심도 불매대상이었고, 심지어 10년전 쓴 글을 추적당해 권리침해신고까지 넣던 곳의 제품을 리뷰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의뢰받은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가능한 피하는 것이 농심 라면이요, 묘하게도 취향에 잘 맞지도 않아서 잘됐지 뭐 그랬는데 정말 우연한 기회에 먹어보고는 빠지게 된 것이 이 농심 신라면 건면 사발이다. 농심 제품은 롯데와 더불어 주력 불매대상이었는데 2021년부터 그 상황이 바뀌었으니, 바로 어그로라면 재벌 2세중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 모씨란 인물 때문이었다. 원래는 여러 불매대상 안에 신세계-이마트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2021년 야구단 인수와 더불어 그 어그로의 수준이 가히 역대급에 이르러서 다른 불매대상들과 병행하지 않고 신세계-이마트 계열만 집중적으로 불매하기로 정리를 했고, 그 후에 우연히 편의점 2+1 행사로 접하게 되었다. 면발과 관련된 얘기는 간혹 듣기는 했었다. 쫄깃하다고. 

 

그렇게 우연히 접한 이 신라면 건면 사발, 희한하게 취향에 잘 맞았다. 신라면 오리지널은 분식집 가서 라면시키기 전에는 먹을 일이 별로 없는데다 국물이 매운 맛밖에 없고, 블랙은 누가 사다준거(불매는 내가 선택권이 있을때 하는거다) 몇번 먹어봤지만 국물이 감칠맛은 있는데 너무 묵직했다. 그런데 이 건면은 그 중간에서 약간 가벼운 정도로 맛도 적당히 있으면서 크게 부담도 안가는 그런 맛이라서 신기했다. 

 

면발도 특이했는데, 보통의 컵라면은 적정 시간을 넘기면 퉁퉁 불어서 먹기가 참 곤란한 상태가 되지만 이 건면은 표기되어 있는 시간인 4분 이상으로 약간 불리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7~8분 이상, 10분 전에만 먹으면 쫄깃함이 약간 남아 있고 먹기 곤란할 정도로 불지도 않는 좋은 상태가 된다. 

 

건더기는 건표고가 적당히 들어있는데 사실 건표고도 그다지 좋아하는 건더기는 아니었지만 건면 사발을 먹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잘 불었으면 불은대로, 좀 덜 불었어도 나름의 쫄깃함이 괜찮아서 건더기 스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아주 깔끔하게 먹어치울 정도로 분배가 좋았다. 약간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긴 한데, 편의점 가격으로는 개당 1,500원 정도고 간혹 행사로 2+1을 하기는 한다. 그나마 내 경우에는 아버지 덕택에 군마트를 쓸 수 있어 개당 85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해서 다행이다.  

 

처음에도 썼지만 세상 일을 참 모르겠는게, 10년 넘게 불매하던 브랜드 불매 타겟 정리하자마자 펩시제로와 신라면 건면이라는 내 취향을 저격하는 마스터피스급 먹거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이런 면에서는 그 정 모씨가 나한테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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